삼성전자 로고삼성전자가 2024년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79조 원으로 2분기 대비 6.66% 증가하며 역대 분기 매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9.1조 원으로 12.84%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로, 증권가에서는 당초 영업이익이 10조 3천5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약 1조 2천억 원 이상 낮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2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74.49% 급증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은 실적 발표 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하다"며 "현재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반전시킬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기술 경쟁력 회복, 미래 준비,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각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이 약 5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DS 부문 내 메모리 사업이 실적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출하량과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지난해 큰 적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개선된 모습이다.
반면, 스마트폰과 PC 판매 부진으로 인해 메모리 모듈 업체들의 재고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견조했으나,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며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약화된 점도 실적 하락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국내 증시에도 큰 타격을 미쳤다. 3분기 동안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약 120조 원 증발했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하락세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과 수요 위축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한동희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50조 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메모리 업계의 부진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AI 강세와 DDR5 및 고용량 메모리 모듈 등의 수요가 견고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반등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최근 업계에서 제기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사설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관심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추측이 있었으나,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의 평택 P2, P3 공장 라인의 일부 설비 가동이 중단되었고, P4 공장의 건설 일정도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파운드리 수주 부진과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과 주가 회복 여부는 AI 반도체 수요와 파운드리 수주 상황, 그리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 속도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