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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이미지에 GPU가 녹았다… AI 열풍이 남긴 전력 경고음
  • 김기봉 기자
  • 등록 2025-04-21 10: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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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사람들이 이미지 생성을 너무 좋아한다. GPU가 녹아내릴 지경이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지난달 27일 X(옛 트위터)에 남긴 이 한마디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직면한 새로운 과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가 이틀 뒤 “제발 이미지 생성을 자제해달라. 우리 팀도 잠 좀 자야 한다”고 호소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지브리 스튜디오 스타일의 AI 그림이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생성되면서, 서버는 혹사당했고 GPU는 과열되었으며, AI 산업은 뜻밖의 전력 소모 전쟁에 휘말렸다.


■ AI 대중화 이끈 ‘지브리 열풍’

오픈AI가 지난달 챗GPT에 이미지 생성 기능을 도입한 직후, 전 세계는 ‘지브리풍 그림’ 열풍에 휩싸였다. 사용자 수는 5억 명에서 불과 보름 만에 8억 명에 육박했다. 올트먼 CEO는 “초기에는 100만 명 증가에 5일이 걸렸지만, 이제는 한 시간 만에 100만 명이 늘어난다”며 그 기세를 설명했다.


오픈AI는 이미지 생성을 통해 유료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챗GPT 유료 구독자는 한 달 새 450만 명 증가해 2000만 명을 넘어섰고, 1분기 수익은 12억4500만 달러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오픈AI의 연간 매출이 지난해 37억 달러에서 올해 127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성공은 AI 산업의 무게중심을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급격히 옮겨놓았다. 구글은 텍스트 없이 이미지로도 동영상을 만들 수 있는 ‘비오 2’를 공개했고, 오픈AI는 시각 정보 기반 추론이 가능한 멀티모달 모델 ‘o3’를 발표했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 이미지 한 장에 10배 전력… ‘AI 탄소발자국’ 현실로

화려한 이미지 뒤엔 숨은 비용이 있다. AI 이미지 생성에는 엄청난 전력이 소모된다. 카네기멜런대와 허깅페이스의 연구에 따르면, AI로 이미지 한 장을 생성하는 데 평균 2.907Wh의 전력이 사용된다. 이는 단순한 텍스트 질의에 소모되는 전력의 10배다.

챗GPT 사용자들이 단 일주일 동안 생성한 7억 장의 이미지는, 미국 6만7000가구의 하루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다.


이 문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문제로 직결된다. AI는 방대한 연산을 필요로 하며, 이를 감당하기 위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들이 고성능 서버를 가동하고, 이를 식히기 위한 대량의 물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2년 460TWh였던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2026년에는 2배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일본 전체 연간 소비 전력과 맞먹는 수준이다.


■ “AI가 누르는 버튼 하나가 숲을 없앤다”

AI의 전력 소비는 단순한 효율 문제를 넘어 윤리와 생태계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MIT의 엘사 올리베티 교수는 “사람들이 버튼 하나를 누를 때마다 얼마나 많은 자원이 소모되는지 자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미지 생성을 위한 전력 수요는 석유와 가스 소비를 촉진하고, 냉각용 물 소비로 인해 수자원 고갈과 생태계 파괴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러한 AI 발전의 역설은 알파고 시절에도 지적된 바 있다. 2016년 이세돌과의 대결 당시, 알파고는 인간보다 2만2000배 많은 전력을 소비했다.


■ “냉각이 미래다”… 전력 전쟁에 뛰어든 빅테크

빅테크 기업들은 이제 ‘연산’이 아닌 ‘냉각’에서 기술력을 겨루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는 세계 최대 AI 슈퍼컴퓨터 ‘콜로서스’에 최첨단 액체 냉각 기술을 도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수중 데이터센터를 실험 중이며, 구글과 메타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혹한을 냉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발전원에 대한 투자로 향한다. 빌 게이츠는 2006년부터 **소형모듈원전(SMR)**에 투자하고 있으며, 구글은 SMR 기업 카이로스파워와 전력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아마존과 메타 역시 SMR을 통한 에너지 공급을 검토하고 있다. AI 시대의 경쟁은 이제 계산 능력을 넘어, 전력을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확보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 AI의 미래, ‘기술’ 아닌 ‘자원’에 달렸다

AI는 지금껏 기술 중심의 진보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지브리 이미지 열풍은 그 기술이 물리적 자원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무한해 보이던 인공지능의 성장이 에너지라는 명확한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이제 AI는 더 이상 가상세계의 문제만이 아니다. 데이터센터에서의 한 장의 이미지 생성이, 지구 반대편의 수자원과 대기, 전력 시스템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리는 버튼 하나로 감탄을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 감탄 뒤에 숨은 자원의 무게를 함께 인식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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