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요리사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던 백종원/사진=넷플릭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 방송계에서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방송계 일각에서는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도 나오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45플러스’에 공개된 영상에서 MBC 시사교양국 출신 김재환 PD는 “‘백종원은 회생할 수 있을까? 백종원과 미디어가 서로를 이용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방송을 통해 백 대표의 방송 활동을 정조준했다.
김 PD는 “2015년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 출연 이후 더본코리아 매출은 연결 기준으로 510억 원이나 늘었다”며 “가맹점의 수익성과 관계없이 방송 출연으로 신규 가맹점을 끌어들이며 회사는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백종원 대표가 방송국에 직접 작가와 촬영팀을 지정해 넣으라고 요구했다”며 “자신과 호흡이 맞는 팀만 고집하면서, 방송사의 권한을 침해하는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지어 마음에 들지 않는 출연자는 하차시켰고, PD나 CP가 직접 가서 사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PD는 “제작진 입장에선 현장 분위기와 권력이 완전히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며 “백 대표가 방송사 고위 인사와 친하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제작진은 아무 말도 못하고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방송 연출자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프로그램에서는 전혀 그런 적이 없었다”며 “이 정도로 나오는 건 너무 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백 대표는 방송인이라기보다 사업가이고, 방송이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니었다”며 “의견을 강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일 뿐, ‘갑질’이라 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백 대표가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피하려는 건 본능적인 선택일 수 있다”며 “대부분은 방송이라는 업계 특성상 참지만, 백 대표는 그런 게 필요 없는 위치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 방송 관계자도 "백종원 대표가 사람을 가리는 것은 맞다"며 "자기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하고, 함께 일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지속해서 소통하려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피하려고 하는 건 본능 아니냐. 다만 방송가에는 훗날을 생각해 그래도 참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백종원 대표는 방송을 꼭 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니 티를 내는 스타일이긴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업이 있고, 사업하는 사람이 자기 홍보를 위해 방송 출연을 하는 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윈윈이 되면 하는 거고, 안 맞으면 안 하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