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의 대표 걸그룹 '에스파'/사진=KB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던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전량을 중국 IT 대기업 텐센트의 음악 자회사인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이하 텐센트뮤직)'에 매각한다. 이번 거래를 통해 텐센트뮤직은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이은 SM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K팝 시장 내 중국계 자본의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하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는 보유 중인 SM 지분 221만2,237주(지분율 9.38%)를 주당 11만원, 총 2,433억 원 규모에 매각하기로 했다. 거래는 오는 30일 장 마감 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하이브는 지난 2023년 SM 경영권 인수 경쟁에 참여하며 이 지분을 매입했으나, 약 2년 3개월 만에 SM과의 지분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게 됐다. 하이브 측은 "비핵심 자산 정리를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확보된 자금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매각으로 하이브는 지금까지 SM에 투자한 약 5,550억 원 중 대다수를 회수하며, 재무적으로도 손해 없이 철수하게 됐다.
한편, 텐센트뮤직의 SM 지분 인수는 K팝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텐센트뮤직은 이미 YG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형 기획사의 지분을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음원 유통 및 플랫폼 협업을 통해 K팝과의 관계를 꾸준히 넓혀왔다.
SM 역시 이번 지분 변동을 중국 내 영향력 확대의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SM은 일찌감치 2000년 H.O.T.의 베이징 콘서트를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왔으며, 최근에도 창립 30주년을 맞아 텐센트뮤직과 베이징·선전 등에서 공동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협업을 강화해왔다.
또한 팬 소통 플랫폼 ‘버블’을 운영하는 자회사 디어유도 텐센트뮤직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SM 관계자는 “텐센트뮤직과의 협업을 강화해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넓혀나갈 것”이라며 긍정적인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지분 이동을 넘어, 글로벌 K팝 산업에서의 자본 구조와 전략적 파트너십 지형을 바꿀 중요한 신호탄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