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좌로부터) 한류문화관광총연합회 장한식회장, KBS TV 송찬양 프로듀서, Trixy Elle (바타산섬 주민)
Adelisa Oldenaria (barangay health worker)Reynaldo Infiesto (barangay councilor)박홍열 오디오감독, 이윤석 촬영감독, 김현우 촬영감독
KBS TV가 필리핀 보홀주 바타산섬에서 해수면 상승과 슈퍼태풍 라이(현지명 오데트)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낸 환경 다큐멘터리 ‘기후 위기, 인간’을 오는 9월 방송한다.
기후위기, 해수면 상승, 그리고 바타산섬
바타산섬은 필리핀 보홀 북부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최근 해수면 상승과 반복되는 초강력 태풍으로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다. 특히 2021년 12월 슈퍼태풍 라이가 섬을 강타하면서 마을의 모든 집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는 참상을 겪었다. 바타산섬을 비롯한 보홀의 저지대 섬들은 이미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로 인해 평상시에도 집 안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는 일이 일상화됐으며, 일부 전문가는 “이미 사람이 살기 어려운(uninhabitable) 상태”라고 평가한다.
보홀 지역의 해수면은 연평균 10.8mm씩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3.2mm)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바타산섬 주민들은 물 위를 걸어 집으로 들어가야 하고, 일부 가정은 2층으로 집을 증축해 겨우 건조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섬 전체가 ‘킹 타이드’(King Tide, 극심한 만조) 시기에는 완전히 침수되고, 평소에도 연간 100일 이상 침수된다.
물이 잠긴 학교로 등교하는 초등학생들
기후변화와 태풍의 위협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빙하와 만년설의 융해,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해수 팽창이 주요 원인이다. 필리핀은 따뜻한 해류가 몰리는 태평양 서쪽에 위치해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특히 크게 받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한 태풍의 빈도와 강도 증가가 겹치면서, 바타산섬 주민들은 해마다 극심한 자연재해와 생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2021년 슈퍼태풍 라이는 시속 300km에 달하는 강풍과 폭우로 섬 전체를 초토화시켰다. 전력, 통신, 식수 등 필수 인프라가 붕괴됐고,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주민들은 “유일한 터전이기에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떠날 수 없다”며, 최전선에서 기후위기의 실상을 온몸으로 겪고 있다.
KBS TV와 한류문화관광총연합회의 지원
KBS TV 송찬양 프로듀서와 한류문화관광총연합회 장한식 회장은 이번 촬영을 계기로 바타산섬 주민들에게 선풍기, 전자제품, 매트리스, 생필품 등 다양한 구호물품을 기증해 큰 도움을 주었다. 슈퍼태풍 피해자인 바타산섬 주민 트릭시 수마바 엘(35)씨는 “KBS TV와 한류문화관광총연합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섬의 현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실제적인 도움까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여러 차례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바닷물이 차 들어오는 입구에서 촬영중
기후위기, 인간 – 9월 KBS TV 특집 방송
KBS TV는 바타산섬의 참상과 주민들의 생존 투쟁, 그리고 인도 현지 촬영분을 엮어 특집 환경 다큐멘터리 ‘기후 위기, 인간’을 9월 중 방송할 예정이다. 이번 방송은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후변화로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이 찬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바타산섬 사례가 주는 시사점
해수면 상승과 기후재난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동남아시아의 수많은 섬들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변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주’가 아닌 ‘현지 적응(in-situ adaptation)’을 선택해, 집을 높이고 맹그로브를 심는 등 다양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선 이들의 목소리와 현실을 기록하고 알리는 것은, 전 세계적인 기후 대응의 첫걸음이다.
KBS TV ‘기후 위기, 인간’은 기후위기 시대, 인간의 존엄과 생존을 지키기 위한 연대와 실천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