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천원주택’ 첫 입주… 신혼부부의 희망이 되다
  • 편집국
  • 등록 2025-07-03 04:11:04

기사수정

인천시 천원주택/사진=인천시

2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의 한 신축 연립주택. 신혼부부 하주희(30) 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현관문을 열었다. 하루 1천 원, 한 달 3만 원의 임대료로 다섯 식구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천원주택’ 입주가 시작된 것이다.


"기대한 것보다 훨씬 깨끗하고 좋았어요. 어린이집도 가까워서 정말 안심돼요." 


하 씨는 11개월 된 쌍둥이와 39개월 아들, 남편과 함께 새 보금자리를 둘러보며 웃음을 지었다.


"3만 원 월세로 5인 가족이 거주"… 현실이 된 신혼부부 맞춤형 주거정책

‘천원주택’은 인천시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고 무주택 신혼부부의 주거 불안을 덜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다. 하루 1천 원, 월 3만 원의 초저가 임대료로 기본 2년, 최장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이번에 입주가 시작된 미추홀구 숭의동의 건물은 인천도시공사가 매입한 신축 빌라로, 전용면적 6077㎡ 규모의 44세대가 들어섰다. 방 23개에 주차면도 1세대당 1면씩 확보돼 있다.


입지 조건도 좋다. 도보 7분 거리에는 제물포역이 있고, 주변에는 어린이집, 유치원 등 교육시설이 밀집해 육아 가구에 최적화됐다.


김은혜(40) 씨는 "계양구의 천원주택에 입주하게 됐어요. 예전에는 70만 원 월세를 내고 살았는데 이젠 3만 원이면 돼요. 아껴둔 돈으로 청약을 준비하려 합니다"라며 실질적인 주거비 절감 효과에 감탄했다.


천원주택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이다. 지난 3월 진행된 예비 입주자 모집에는 500세대 공급에 3,681가구가 신청해 평균 7.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우선순위도 출산과 육아를 중심으로 설정됐다.


1순위: 신생아를 둔 가구


2순위: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


3순위: 자녀 없는 신혼부부


인천시는 이번 미추홀구 물량을 시작으로 10월까지 총 500가구의 천원주택 입주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한, 별도로 500가구 규모의 ‘전세 임대주택’도 8월부터 입주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전세 임대주택은 신혼부부가 직접 집을 고르면 시가 임대인과 계약을 맺고 저렴하게 재임대해 주는 방식으로, 전용면적 85㎡ 이하의 아파트나 빌라가 대상이다.


인천발 ‘천원주택’ 모델은 서울, 부산, 대구 등 다른 대도시나 인구 유출이 심한 지방 중소도시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육아·출산 친화 정책이 시급한 지역일수록 정책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높다.


그러나 정착 여부는 예산 투입 여력과 공급 가능한 매입 주택의 물량 확보에 달려 있다. 신축 빌라를 매입해 공급하는 방식은 지방 공사의 자금 운용력과 협상 능력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자리와 교육환경 등 ‘거주 이후 삶의 질’까지 보장하지 않으면 단순 저렴한 임대료만으로는 실효성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천원주택 첫 입주 행사에 참석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입주자들에게 열쇠 모양의 증서를 전달하며 "신혼부부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이 곧 인천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인천시에 감사패를 전달하며 제도의 공공성과 상징성을 인정했다.


단기적으론 신혼부부 주거안정을, 장기적으론 출산율 제고와 도시 정주인구 유지에 기여할 수 있는 전략적 정책. ‘천원주택’은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 이제 과제는 이 모델을 전국으로, 그리고 제도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세계인플루언서협회 공식 출범…글로벌 산업 네트워크 강화 나서 지난 3일 세계인플루언서협회가 공식 출범을 알렸다. 협회는 급성장하는 인플루언서 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국제적 비즈니스 트렌드에 발맞춘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현재 인플루언서 산업은 개인 블로거 중심의 활동을 넘어 전문 에이전시, 콘텐츠 제작사, 행사·이벤트 기획사 등으로 확장하며 다.
  2. 빗썸, 정우성·전종서 브랜드 모델 발탁 배우 정우성과 전종서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새로운 얼굴이 됐다. 빗썸은 11일 두 배우를 브랜드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정우성은 다양한 장르에서 꾸준히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신뢰감을 쌓아온 대표 배우다. 전종서는 독창적인 개성과 세련된 이미지로 주목받으며 차세대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두 배우의 만...
  3. 차인표, 소설 ‘인어사냥’으로 황순원문학상 신진상 수상 황순원기념사업회는 지난 5일 수상 결과를 발표했다. 작가상은 주수자의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 시인상은 김구슬의 ‘그림자의 섬’, 신진상은 차인표의 ‘인어사냥’, 황순원 양평문인상 대상은 강정례의 시집 ‘우리 집엔 귀신이 산다’가 각각 선정됐다.차인표는 전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 소설을 읽..
  4. 버스 안내양, 그리고 사라진 목소리를 그리워하며 “이번 정거장은 개봉 사거리입니다~ 내리실 분 없으면 오라이~.”1980년대 서울 시내를 달리던 버스 안, 안내양의 목소리는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유난히 따뜻하게 들렸다. 정류장을 알리고, 승객의 요금을 거두고, 때로는 아이의 손을 잡아주던 안내양은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라 버스라는 작은 세계의 ‘친절한 주인공’이었다....
  5. 엄정숙 변호사 "전세금반환소송 지연이자 '5%→12%' 급변…약정이자 활용해야"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소송을 제기할 때 가장 관심을 갖는 것 중 하나가 '지연이자'다. 임대인이 전세보증금 반환을 늦출 때 언제부터 얼마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느냐는 실질적 손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2024년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전세금반환소송 본안소송 접수는 2023년 7,789건으로 전년(3,720건) 대비 약 109.4% 급증했.
  6.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 입영식 참여 9월 15일,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해군 학사사관 후보생 입영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씨가 참석했다. 이씨는 이날 입영식에서 해군 장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씨는 복수 국적을 보유한 상태로,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바 있다.입영식에는 이지호씨의 어머니인 임세령 대상그..
  7. 셀트리온, 바이오 헬스 아카데미 프로그램 ‘셀온’ 1기 돌입, 이달 17일까지 지원자 모집… 바이오 산업 맞춤형 … 셀트리온은 바이오 산업 성장에 필요한 인재 수요에 대응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바이오 헬스 아카데미 ‘셀온(Cell-On)’ 1기를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이번 프로그램은 보건복지부가 총괄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바이오 헬스 아카데미 프로그램 운영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셀트리온은 ..
  8. 보톡스, 일상 속 시술이지만 ‘정품·정량’ 오해 여전 보톡스는 주름 개선뿐 아니라 턱선 정리, 승모근 이완 등 다양한 미용 목적에 활용되며 이미 일상적인 시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대중화된 만큼 ‘정품’과 ‘정량’에 대한 오해도 적지 않다.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보톡스는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정식 제품이다. 흔히 말하는 ‘가짜 보톡.
  9. “초코파이 1050원 절도 사건, 법정까지 간 이유는?”....재판부, 항소심에서도 논의 예정 지난 18일 전주지법 제2형사부에서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회사 냉장고에서 1050원어치의 간식을 꺼내 먹었다는 혐의로 기소된 협력업체 직원 김모 씨의 사건이 다뤄졌다. 김 씨는 초코파이(450원)와 커스터드(600원)를 꺼내 먹은 혐의로 절도죄로 기소되었으며, 이 사건은 법정까지 가게 된 배경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불러일으켰다.변호..
  10. 서울, ‘러닝 크루’에 대한 규제 강화…공공장소에서의 안전 문제 서울 곳곳에서 ‘러닝 크루’ 활동이 유행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불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울시와 구청들이 이를 겨냥한 주의문을 설치해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러닝 크루의 활동으로 인해 교통사고나 시민들의 불편이 발생하면서 각 지역에서는 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서초구, 5인 이상 단체 달.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