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고압산소치료기기(챔버) 안에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사진=한강성심병원 일상 속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는 화상은 단순한 피부 손상을 넘어 피하조직, 근육층, 심지어 심부조직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외상이다. 뜨거운 물, 화학약품, 전기, 불꽃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화상의 깊이와 범위에 따라 치료 결과와 예후는 크게 달라진다.
화상은 손상 직후의 응급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후의 회복 과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도 회복 속도와 후유증의 유무가 결정된다. 최근에는 이 회복 과정에서 ‘고압산소치료(HBOT, Hyperbaric Oxygen Therapy)’가 효과적인 보조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압산소치료는 일정 압력 이상의 고농도 산소를 체내에 공급해, 저산소 상태의 조직 회복을 돕는 비침습적 치료법이다. 화상 부위는 혈류 감소와 산소 부족으로 세포 재생이 느려지고 감염에 취약해지는 특성이 있다. 고압산소치료는 이러한 저산소 환경을 개선하여 산소 전달을 증진시키고, 동시에 부종 감소, 염증 억제, 신생혈관 촉진 등 다양한 생리학적 효과를 나타낸다.
치료는 밀폐된 고압 챔버에서 이루어지며, 환자는 일정 시간 동안 고농도의 산소를 흡입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혈장 내 산소 용해도가 증가하고, 손상 부위로의 산소 공급이 늘어나 세포 대사와 콜라겐 합성이 활발해진다. 면역세포의 기능도 강화되어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압산소치료는 일반적인 화상 치료(세정, 연고, 피부 이식 등)와 병행되는 보조 치료로 활용된다. 특히 깊은 2도 화상, 감염 위험이 높은 화상, 당뇨병 등으로 회복이 지연되는 환자에게 더욱 권장되는 치료 옵션이다.
다만, 이 치료는 단회성보다 반복적인 시술이 효과적이며, 폐질환, 중이염, 전신 질환 여부에 따라 적합성이 달라질 수 있어 의료진의 전문적인 판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화상은 외관 문제를 넘어 통증, 감염, 흉터, 피부 위축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초기부터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치료법은 회복 기간을 줄이는 동시에 장기적인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한 의료진은 “화상은 단순히 지켜보며 회복을 기다리는 병이 아니라, 초기부터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복합 질환”이라며 “고압산소치료는 회복 속도와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의미한 치료 대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