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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고지 누락만으론 보험사기 아니다”…자궁경부암 가입자 ‘무죄’ 선고
  • 신정민 기자
  • 등록 2025-08-12 18: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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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구글

자궁경부암 진단 전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과 자궁경부 이형성증 병력을 알리지 않고 암 보험에 가입한 계약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병력 누락 사실은 인정되지만, 질병 진행의 예측 불가능성과 보험사고의 우연성을 고려할 때 사기 고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 “중대한 고지의무 위반이라 보기 어려워”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형사단독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지난 11일 무죄를 선고했다(2024고단860).


재판부는 “해당 병력이 계약 유지에 본질적인 영향을 줄 만큼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고, 암 진단 역시 가입 당시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병력 누락 경위

A씨는 2021년 7~8월 C보험사의 암 진단비 보장 상품에 가입하면서 ‘1년 내 추가검사 여부’에 ‘아니오’, 성병 여부에는 ‘없음’이라고 기재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2019년부터 HPV 16형 감염 진단과 자궁경부 세포·조직검사를 받아왔으며, 2021년에는 중등도 자궁경부 상피내종양(CIN2)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


당시 주치의로부터 “100% 암으로 진행된다”는 설명과 함께 수술 권유를 받았으나, A씨는 적극적인 치료를 미루고 경과를 지켜봤다.


암 진단 이후 상황

2023년, A씨는 자궁경부암(1A2기 이상)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뒤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는 A씨가 병력을 은폐한 채 보험에 가입하고 고의로 보험사고를 유도했다며 형사 고발에 나섰다.


판결 근거

재판부는 HPV 감염이 모두 암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며, 상당수가 면역체계에 의해 자연 소멸된다는 의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또한 고위험군 HPV 감염자의 5년 내 암 발생률이 0.65%에 불과하고, CIN2 단계에서 침윤성 암으로 진행될 확률도 15% 미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A씨가 기존 1억 원 보장 상품을 해지하고 오히려 보장 금액이 적은 상품에 가입한 점, 암 진단 후 1년 넘게 치료를 지연한 점 등을 들어 “보험금을 노린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판결 의미

이번 판결은 단순한 병력 누락만으로는 보험사기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보험계약 해지나 사기 판단 시, 고지의무 위반의 범위와 고의성 판단에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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