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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아침 서울의 출근길은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였다.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의 무기한 전면 파업으로 버스 7300여 대가 멈춰 서자, 시민들은 한꺼번에 지하철로 몰렸고 주요 역사들은 순식간에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대중교통이 아닌 ‘생존 경쟁’에 가까운 풍경이었다.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사당역 승강장은 발을 디딜 틈조차 없었다. 열차는 들어왔지만 타지 못한 시민들이 더 많았고, 대기 줄은 환승 통로까지 늘어섰다. 안전 문제로 에스컬레이터가 멈춘 곳도 있었다. 시민들의 이동권은 사전 예고도, 대안도 없이 사라졌다.
직장인 권모(31)씨는 “파업도 문제지만, 이렇게 대비 없이 출근길을 마비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서울시와 노조가 동시에 시민을 외면한 결과”라고 말했다.
협상 실패 책임, 왜 시민이 떠안아야 하나
이번 혼란은 노사 협상 결렬에서 비롯됐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은 임금 인상과 통상임금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렸고, 결국 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협상의 파국이 곧바로 시민의 일상 붕괴로 직결되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파업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실효성 있는 비상 교통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지하철 운행 횟수를 늘렸다고 하지만, 이미 수용 한계를 넘은 출근 시간대에 시민들을 몰아넣은 것은 근본 대책이 아니라 임시 처방에 불과했다.
노량진역 인근 버스정류장 전광판에는 ‘도착 예정 버스 없음’이라는 문구만 반복됐다. 파업 소식을 몰랐던 시민들은 정류장 앞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병원 진료를 위해 나왔다는 최모(62)씨는 “공공교통이라면서, 정작 시민은 아무 보호도 받지 못한다”고 했다.
지하철 포화는 예고된 참사였다
사당역과 서울역, 경복궁역 등 주요 역사에서는 열차를 눈앞에 두고도 타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승강장마다 수십 명씩 대기 줄이 늘어서고,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야광봉을 들고 인파를 통제해야 했다.
이날 상황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운행을 늘렸다”는 설명만 반복했을 뿐, 시민에게 사과하거나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파업의 악순환, 이제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이번 사태는 버스 파업이 발생할 때마다 서울이 얼마나 쉽게 마비되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노조의 파업권과 노동 조건 개선 요구가 정당하더라도, 그 수단이 시민의 이동권을 인질로 삼는 방식이라면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동시에 파업이 발생할 때마다 “대체 수단이 없다”고 말하는 서울시의 행정 역시 무책임하다. 사람이 멈추면 도시가 멈추는 구조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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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버스, 더는 미래가 아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무인버스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인버스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파업·인력 공백·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필수 공공 인프라라는 지적이다.
이미 해외 주요 도시들은 심야·외곽 노선부터 단계적으로 무인 대중교통을 도입하고 있다. 반면 서울은 여전히 시범 운행 수준에 머물며, 파업이 벌어질 때마다 시민들에게 “이해해 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한 교통 전문가는 “무인버스는 노조를 배제하자는 게 아니라, 도시 기능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라며 “지금처럼 파업 때마다 출근길이 마비된다면, 도시는 그 책임을 시민에게 떠넘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시민 없는 공공교통은 없다
이번 버스 파업 사태는 단순한 노사 갈등이 아니다. 서울시의 무능한 위기 대응, 버스노조의 시민 배려 없는 파업 방식, 그리고 대체 불가능한 교통 구조가 겹친 결과다.
공공교통의 주인은 노조도, 행정도 아닌 시민이다. 파업이 반복될수록 시민의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무인버스 도입을 포함한 구조 개편 없이, 서울의 출근길 ‘인질극’은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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