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AI
2003년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면서 세계는 또 한 번 ‘전쟁과 이익’이라는 오래된 질문과 마주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조지 W. 부시가 이라크 공격을 선언하자 일부 방위산업 관련 기업과 투자사들은 큰 수혜를 입었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곳이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이다. 항공우주와 방위산업 분야에 적극 투자해 온 이 회사는 전쟁 이후 관련 산업의 확장과 함께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칼라일 그룹의 고문 중 한 명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은 정치와 군수 산업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이 문제는 2004년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9/11을 통해 대중적으로 다시 제기됐다. 이 작품은 국가 안보라는 명분 아래 특정 기업이나 이해관계 집단이 전쟁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 구조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전쟁과 기업의 이해관계 논란은 이라크 전쟁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1964년 린든 B. 존슨 대통령이 베트남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한 이후에도 유사한 논쟁이 이어졌다. 당시 건설기업 브라운 앤 루트는 미군 기지 건설과 군수 지원 계약을 대규모로 따내며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문제는 이 회사의 설립자가 존슨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후원금을 제공했던 인물이라는 점이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미국 의회 일각에서는 전쟁이 특정 기업의 이익과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되며 조사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또 다른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아들들이 드론과 인공지능(AI) 기반 군수 기술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전쟁이 지속될수록 군수 산업과 방위 기술 시장이 확대되는 구조 속에서 정치 권력과 산업 이해관계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쟁은 국가 안보와 외교 전략의 문제이지만, 동시에 막대한 자본이 움직이는 거대한 산업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동안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전쟁 속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 구조가 존재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화씨 9/11에서 이러한 현실을 향해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전쟁에 찬성한다면 당신의 자녀부터 참전시키십시오.”
이 문장은 전쟁의 명분과 그 이면의 이해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으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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